2025년이 되기까지 한 달 남았다. 1년 전 이맘때, 2023년 10월~11월 이때가 생각난다.
남편과 만난 지는 6년째가 되는 2024년이 되면 2024년 가을이나 겨울즈음 결혼을 하자고 이야기가 나왔었고, 2023년 10월 그는 나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그렇게 결혼을 약속하며 2024년 가을쯤으로 결혼식을 올리자며 구두로 마무리했다. 보통 예비 신부들을 보니까 1년 전에 예식장을 예약하면서 결혼식 준비를 시작한다고 하더라. 예식장에 자리가 그렇게 없다더라.
그래서 우리도 1년정도 시간을 두고 준비하려고 했다. 양가 가족들도 우리의 결혼을 자연스럽게 반겨주셨고, 큰 이견 없이 우리 아들, 딸이 올해(2024년) 말쯤 결혼을 하겠구나~ 정도로 알고 계셨다. 우리는 2024년이 되자마자 1월 첫 주말에 경기도 안산 AW 컨벤션으로 상담 방문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그 당일, 결혼식 웨딩홀을 계약해 버렸다.
오엥? 그게 가능한 거냐고?
가능하다.
결혼식 날짜는...?
4월 셋째주 일요일 점심 때로. 오 마이갓.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이없는 결정이긴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너무나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야기를 살살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결혼(결혼식) 준비 빨리 끝내는 방법
일단 이렇게 빨리 결혼식을 진행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신랑 신부가 결혼식에 대한 쓸데없는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엉겁결에 해버리는 것도 안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 번 하는 결혼식인데 아무렇게나 하는 것도 나중에 후회막심이 될 수 있다.
1단계: 신랑 신부의 올바른 마음가짐
신랑, 신부는 결혼식을 위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꼭 알아야 한다. 결혼식만을 위해 들이는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나와 예비 배우자가 마음이든 몸이든 다치지 않아야 한다. 서로에게 상처인 결혼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딱 그 한 두 가지만 이뤄내 보도록 하자.
나의 경우엔 '밝은 분위기의 홀', '실크 드레스'! 이 두 가지를 이번 생에 이룰 수 없다면, 앞으로 살면서 문득문득 아쉬움이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두 가지에 집중하고 다른 것들은 많이 내려놓기로 했다. 준비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게 더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치가 되었다. 원래도 결혼식에 대한 세부적인 희망사항은 없었다.
그냥 즐겁고 밝은 분위기에서 축하하고 인사하는 자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신랑 신부가 결혼식과 결혼에 대한 대화를 잘 나누고, 욕심을 버리고, 허영심을 버리자. 남들 다하는 거 왜 하려고 하는지? 한 번쯤은 골똘히 생각해봐야 한다. 남에게 보여주려는 결혼식을 만들다가는 결국 당사자들이 불행해진다.
2단계: 웨딩홀 예식장 홀패키지 이용
결혼식장 홀패키지를 이용하면 내가 직접 결혼식을 올리는 예식장 그 웨딩홀에서 모든 예약 및 스케줄을 안내해 주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다.
물론 웨딩 플래너와 함께라면 여러 가지 비교군이 생겨서 시야도 넓어질 수는 있다만, 결혼식장 홀패키지를 이용하면 내가 직접 결혼식을 올리는 결혼식장에서 예약 및 스케줄 안내를 다 해주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다.
물론 웨딩 플래너와 함께하면 여러 가지 비교군이 생겨서 시야도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결혼식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굳이 많은 비교군이 있을 필요가 없다. 나(신부)의 의견과 신랑의 의견(거의 반영되지 않지만)을 살짝 조율하여 웨딩홀 몇 개 추려내고, 직접 예약실로 상담 예약하면 된다.
당사자들이 직접 연락, 계약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건 예비 신혼부부라면 다 아는 사실!
웨딩홀 예식장 홀패키지로 예약하면 그때부터는 스케줄이 착착착 알아서 정해진다. 3개월 남았다고 해서 스튜디오 촬영도 못하는 건 아니다. 예약할 수 있는 날짜가 있긴 있다. 내 몸이 준비가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웨딩 촬영은 보정이 되니까! 큰 부담 없이 촬영 예약까지 상담 당일에 완료했다.
웨딩드레스, 메이크업도 이 웨딩홀에서 셀렉하고 진행하면 되니까 너무나 편하잖아? 진짜 최고!
3단계: 가까운 남은 날짜 예약
1월에 첫 상담을 갔다가 4월에 예약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바로 결혼식 날짜가 얼마 안 남았다는 점이다.
웨딩홀 예약에서는 항상 취소분이 생기는데, 이 가까운 날짜에 생긴 취소분에 예약할 커플이 얼마나 되겠는가. 준비할 시간이 없기에 다른 커플들은 아마 패스했겠지. 그래서 그 점이 우리에겐 득이 되었다.
웨딩홀 입장에서도 우리 커플에게 이 비어버린 타임을 팔아버리는 게 더 이익이 될 테니, 프로모션을 조금 더 해달라는 딜을 하기에도 신랑신부가 더 유리한 입장이 된다.
딜하는게 너무 어렵고 서툴지만, 말 몇 마디로 몇십~몇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데, 최대한 요구할 수 있는 건 요구해 보자. 기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웨딩홀도 어느 정도는 협상에 응해줄 수 있다.
찜해두었던 밝은 분위기 웨딩홀을 예약할 수 있었고, 시간대도 괜찮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남은 날짜를 예약해 버리고, 3개월이라는 남은 시간 동안 준비해지는 대로 결혼하자! 3개월 딱 집중해서 해보자!라고 서로 응원하며 다짐했다.
첫 상담에서 홀가분하게 계약을 마쳤고 예약실을 걸어 나왔다.
이게 맞는 건가...? 스스로도 너무 빨라진 결혼식 날짜에 당황했지만, (응, 이제 3개월 남음) 어차피 하기로 했었고, 언제 하든 어떻게 하든 아쉬움은 남을 수 있다, 우리가 더 잘 살면 된다,라고 마무리지었다. ㅎㅎㅎ
4단계: 양가 부모님께 전달(or 설득)
4월에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고 말씀드리니 양가 모두 당황해하셨다. 마음대로 너무 가까운 날짜에 결혼식을 잡아버린 아들, 딸의 결정에 매우 어이없으실 게 당연했다.
고집이 센 양가 부모님이라면 발목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식에 집중하지 않고, 앞으로의 삶이 더 중요하며 행복하게 잘 살 거라는 의지와 노력을 평소에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요즘 부모님들은 신랑, 신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와 주신다.
부모님께서 혹시 사사건건 참견하시어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실 수도 있다. 조율가능한 선에서는 의견을 수용하고 참고할 수 있지만 본인들의 욕심으로 참견하신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정중히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5단계: 청첩장 모임 최소화로 에너지 축적
'결혼식이 급하게 잡혔다'는 이유로 만남을 최소화하기 바란다. 정말로 날짜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청첩장 모임을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꼭 만나서 전달해 주고픈 모임만 하고, 당사자들의 에너지를 축적해서 결혼식 준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결혼식 전 청첩장 모임을 못했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시간이 없었다. 그 점에 불만을 갖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인연은 딱 거기까지 인 것이다.
인연은 지나치고, 이어지고, 잊힌다. 그리고 또 새로운 연이 생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 앞날이 더 길고 중요하다.
'결혼'은 내 인생에 다른 인생이 들어오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소식을 대중에게 처음 알리는 게 결혼식이겠지. 이 행사는 기뻐야 하고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길어야 1~2시간. 이 행사에 지금까지 열심히 모아 온 돈과 에너지, 시간을 들이며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지는 다시 잘 생각해봐야 한다.
힘들이지 않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결혼식은 그저 삶의 한 순간, 하나의 찰나로 지나가는 행사임을 꼭 상기해 보길 바란다.
결혼식 올린 지 7개월이 지났고, 무난한 결혼식이 될 거라 예상했던 우리의 결혼식은, 내가 오래전부터 꿈꿔왔을 법한 너무나 아름다운 결혼식이 되었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려놓고 예민하지 않았던 나의 대처가, 결혼식 후에 오히려 그 만족도가 완전히 높아진 것이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지혜롭고 슬기롭게 결혼 생활을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보았는데,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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