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나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
10월 등산 장소를 정하는데 정말 오래 고민했어요. 휴일은 한정적인데 이 가을에 가고 싶은 곳이 많아서요.
단풍을 제대로 또 보러 가고 싶기도 했지만, 억새 평원을 보러 멀리 다녀오고 싶기도 했거든요.
고민 끝에, 저희가 자주 이용하는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해서 억새 평원으로 정말 유명한 강원도 정선 민둥산에 다녀왔습니다.
억새 축제가 막 시작한 시점이었고, SNS에서 보이는 민둥산 돌리네의 모습 또한 꽤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 ▼ 강원특별자치도 공식블로그)
강원도 정선 민둥산 억새 축제에 대한 솔직한 내 생각
10월 공휴일을 노려서 강원도 정선 민둥산에 다녀왔습니다. 기대를 정말 많이 했기 때문에 날씨의 운도 따라주나 싶었는데요. 산행 초반에는 날씨가 쨍쨍하고 맑았으나... 점점 흐려져서 날씨 운은 그저 그랬습니다.
사실, SNS에 돌아다니는 민둥산 억새꽃 축제의 그럴싸한 홍보글에 너무나 기대를 많이 하고 떠났지요.
그래서 어땠냐고요?
이번 민둥산 산행에 대한 전반적인 총평은 '정말 멋있어, 다시 한 번 오고 싶다!' 였어요.
민둥산 등산의 좋았던 점
등산의 이점은 상당하고, 그 매력때문에 제가 계속 등산을 다니는 이유입니다. 민둥산 산행에서도 역시나 좋았던 점이 너무나 강렬했어요.
1. 특이한 지형을 감상하는 즐거움
일단 민둥산 어귀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둘레길을 걸을 수 있더라고요. 오르막 내리막의 민둥산 등산은 꽤 재밌었는데, 무엇보다 민둥산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물 웅덩이를 볼 수 있는 특이한 지형을 관찰할 수 있어요.
이것을 '돌리네'라고 부르더군요. 이름이 낯설어 찾아보았더니 돌리네는 doline, 독일어였습니다.
'석회암 지대에서 석회암의 용식과 함몰로 인해 타원형으로 지표면에 생겨난 와지'를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정상에 올라야 볼 수 있는 민둥산만의 정말 특이하고 멋진 광경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민둥산 등산 시 꼭 참고해서 돌리네까지 다녀와보세요.
저는 생각보다 길어진 등산 시간에 급 체력 저하로 돌리네는 못 가봐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2. 날씨와 상관없는 억새 장관, 그리고 인생샷
억새 평원은 2년 전 가을, 울산 영남알프스(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산했을 때 처음 접했었어요. 이번에 이렇게 두 번째로 억새 평원, 억새 명소를 방문하니 그때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좋더라고요.
억새가 주는 고급지고 우아한 분위기는 언제 어디서 피어있든 참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이 날 날씨가 계속 어둑해지더니 결국 가을비도 조금 내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둥산 억새꽃의 절경은 정말 멋졌습니다.
민둥산 억새 축제 아쉬웠던 점
우리 부부가 둘다 느꼈던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민둥산 등산객들은 아마도 초행길이었을 겁니다. 저희가 크게 길치가 아니었음에도 등산 코스 찾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1. 자세하지 않아 아쉬웠던 코스 표시(이정표)
산에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있어야 방문객들이 보다 쉽게, 원하는 코스로 등산할 수 있었을 텐데, 이번 민둥산 이정표는 조금 아쉽게도 제대로 등산로가 표시돼 있지 않아서 가는 길에 조금 헤맸습니다.
그리고 저희처럼 민둥산 하면 돌리네를 직접 눈으로 보고자 하는 등산객이 많았을 텐데요. 민둥산 정상 부근에 도착했을 때도, 어느 길이 돌리네로 가는 길인지, 정상석으로 바로 가는 길인지 정확히 보이지 않았고, 저희는 예상 목표 지점(돌리네 스폿)과 다르게 정상석으로 바로 가는 길로 가버려서 돌리네까지 가까이 가보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저 멀리서 멋진 인생샷은 남겼지만 가슴 한편엔 가까이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돌리네까지 보고 오실 분들이라면, 등산 지도를 꼭 숙지하고 다녀오세요.
2. 기대 이하의 행사 규모와 제한된 음식 종류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 민둥산 억새꽃 축제인데요. 제가 기대가 높았던 게 원인일까요? 억새 축제의 행사 규모는 기대 이하로 느껴졌습니다. 증산초등학교 근처 큰 운동장과 그 주차장에 차려진 민둥산 억새꽃 축제 행사장.
하산 후 축제 장소에서 간단히 배를 채울 생각이었는데, 준비되어 있던 메뉴 스타일이 각 부스마다 비슷했었어요. 술안주의 식사 종류들은 많았지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들은 적었습니다. 그러다 제일 만만한 분식을 먹기로 결정. 어묵 2개에 3천 원이었고, 염통꼬치는 4줄에 5천 원이었으니 가격은 비싼 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여느 축제장에서 볼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민둥산 억새 축제를 다녀오고 느낀 점을 적어보았는데요. '축제'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고 등산했다면 정말 마무리까지 완벽한 가을 산행이었을 것 같아요.
민둥산은 푸르른 여름 산행도 유명하던데 다음엔 여름 산행을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산 초보자도 거뜬히 오르는 선운산 산행 추천(해발 336m) (19) | 2024.10.17 |
---|---|
안내산악회 이용해서 문경 대야산 당일치기한 썰 (7) | 2024.10.15 |
인천, 대부도 가두리 바다 낚시 선재낚시공원을 추천하는 5가지 이유 (20) | 2024.10.14 |
화담숲 숙소 펜션 곤지암 리조트 다녀오고 추천하는 이유 5가지 (8) | 2024.10.13 |
수도권 단풍 구경, 북한산에서 가을 산행 즐겨보세요. (15) | 202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