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등산이라는 취미가 생긴 지금, 다행스럽게도 마음이 잘 맞는 등산 친구가 있고 무탈하게 지금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산행하며 추억을 쌓고 있습니다.
한놈은 서해안, 한놈은 강북에 살고 있어서 함께 어디로 같이 움직인다는 게 사실 만남을 정하는 것부터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우연히 '안내산악회'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이후 제 삶에 등산이라는 취미가 콕~ 하고 박혀버렸죠.
안내산악회는 요즘 등산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인기가 정말 많은 등산 시스템이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친목산악회'는 괜히 부산스럽고 시끄럽고 사생활 다 털릴 것 같은 부담스러운 산악회라고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안내산악회'는 말 그대로 당일 대장님(가이드)이 산행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만 해주시고, 신청자들은 제한된 등산 시간 안에 개인적으로 산행을 하는 구조였습니다.
"와, 이거다"
친구랑 저는 제일 만만한 사당역에서 만나기로 했고,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안내산악회를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계곡이 그렇게 맑고 깨끗하다는 문경 대야산으로 그 목적지를 정했죠.
드디어 낡이 밝았습니다. 전날 밤에 꾸역꾸역 챙겨놓은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등산 집결지: 사당역 10번 출구
안내산악회 집결지인 사당역 10번 출구까지는 1시간이 남았고, 저는 집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 안내산악회 집결 시간은 오전 6시 50분, 지체 없이 출발
- 산악회마다 집결지, 시간 다름 주의
집에서 사당역까지는 택시로 20~25분 정도 소요돼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었습니다. 미리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안내산악회 후기를 찾아봤는데 10번 출구 버거킹에서 아침 식사를 하거나, 도시락으로 챙겨가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 역시 24시간 운영하는 사당역 10번 출구 버거킹에서 아침 겸 등산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유용한 꿀팁이었어요!
저에게는 이제 등산 루틴이 되어버린 사당역 10번 출구 버거킹, 등산할 땐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세트를 구매해서 감자튀김은 버스 출발 전에 먹어버리고, 나머지 콜라는 챙겨 온 텀블러에 옮겨 따라 놓고, 햄버거는 고이고이 그날 등산 도시락으로 가져갑니다.
문경 대야산 도착
버스가 한 참을 달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대장님이 설명해주시는 오늘 산행(안전사항, 주의할 점 등)에 대해 귀 쫑긋하며 설명을 제대로 들어야 합니다.그리고 멈춰 선 버스에서 내려 등산 채비를 마칩니다.
씩씩한 친구와 함께 산에 오르니 더욱 힘이 났습니다. 등산을 시작한지 1시간 정도 안되었을 때 그 유명한 대야산 용추계곡 월영대에 도착했습니다.
크흐~ 넓게 펼쳐진 바위로 물줄기가 흐르는데, 정말 멋지긴 멋지더라고요. 다음엔 산행으로 오지 않고 계곡 물놀이 채비를 해서 계곡 물놀이만을 위해서 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꼭 이런 자세를 해보고 싶게끔 만드는 바위들이 있어요. 그리고 저는 꼭 이런 거 해봐야 하기 때문에 자세를 취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건 굳이 안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제 뒤에 어떤 장년 남성분은 바위를 딛고 올라가려다 넘어져서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도 다치진 않은 것 같았는데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괜한 걱정을 샀답니다.
대야산 정상: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은 필수
정상석에서 찍는 인증샷, 이거 때문에 산을 오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
친구랑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꾸준히 차곡차곡 기록을 남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문경 대야산도 블랙야크 100대 명산 중 하나였습니다. 어플에서 방문 인증을 받는 순간, 꽤 뿌듯해지는데 이게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ㅎㅎㅎ
하산 후 서울로 빠르게 상경: 시간 엄수
정해진 하산 종료 시간까지는 꼭 돌아와야 해요. 그래야 서울로 출발하는 산악회 버스를 다시 탈 수 있습니다.
안내 산악회는 정해진 스케줄과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기 때문에 시간 엄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날, 한 분이 연락도 안되고 종료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았는데 연락도 안 닿으니 어쩔 수 없이 버스는 서울로 출발했거든요.
등산할 땐 다행히 비가 안왔는데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내리는 비를 보면서 오늘 산행도 완벽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체력과 페이스는 좀 더 끌어올려야겠다는 다짐도 함께요.
사당역에 다시 도착하니 저녁 6시 반 경이었습니다.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하루 만에 지방에 있는 유명산을 다녀오다니 굉장합니다. 앞으로도 안내산악회를 자주 이용할 생각인데요, 운전을 하지 않으면서 당일치기로 멀리 다녀올 수 있는 장점은 그 무엇보다 아주 훌륭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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