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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해외 주재원 파견 후, 한국에 남겨진 배우자가 기록해본 생각 정리 꿀팁

by 트립밍고 2025. 1. 10.

최근에 저희 부부는 결혼한 지 9개월 만에 생 이별(잠시만 안녕)을 겪었습니다.

 

남편이 해외로 파견을 가야 했기 때문에 당분간 떨어져 지내기로 했어요. 해외 주재원이 된 남편이 한국을 떠나 먼 곳에서 타지 생활을 시작했고, 저도 나름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해외주재원 파견 과정, (신혼)부부가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방법

'해외주재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 때가 있었습니다. 20대, 30대 초반만 해도 해외 주재원이라는 직급은 괜히 로망인 듯 로망 아닌 로망 같은 존재였어요.  저는 20대 중반에 해외에서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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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지난 포스팅에서는 배우자를 해외주재원으로 보내야 할지 말지의 고민과 그 결론이 나기까지의 과정을 적어보았는데요. 오늘 적을 내용도 그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이번엔 한국에 남겨진 배우자, 바로 저의 고민과 입장을 오롯이 정리해 보려고요.

 

해외-주재원-파견-부부-노하우
해외-주재원-파견-부부-노하우

 

1. 생이별, 담백하게 받아들이기

말 그대로 '신혼' 부부인 우리가 남편의 해외 지사 파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 이걸 그냥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인가? 몇 날 며칠 동안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무는 날들이었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뚜렷한 상황이지요.

 

점점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남편이 파견을 가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어요. 일단 앞으로의 미래가 너무나 창창한 젊은 나이였다는 게 컸습니다.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이 젊은 나이에 큰 세상을 보고 올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이건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죠.

 

 

2. 나와 배우자를 잘 알기

객관적으로 주재원을 가야 하는 이유는 많았지만, 가지 못할 이유는 딱 한 가지였습니다. 

 

우리... 떨어져 지낼 수 있..나? 

 

돌고 돌아 결국 이 한 가지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더라고요. 

 

남편(와이프) 없이
혼자 잘 지낼 수 있을까?
외롭진 않을까?

 

저희는 6년 넘도록 장기간 연애하면서 떨어져 지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정말 깊게 고민해봐야 했습니다. 우리가 떨어져 살 때, 각자가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성향인지가 결국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어요.

 

긴 연애를 하면서 지켜봐 온 우리 부부의 개인적 성향을 고려했을 땐, 그간 서로의 독립적인 성향도 존중했었기에 '우린 떨어져 있어도 분명 잘 지낼 거야!'로 답이 나왔지만, 감정적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쉽고 슬프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계속 슬픔만 가지고 생활하는 건 에너지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멀리 보면 어리석잖아요?

 

우린 아직 젊기에.

 

 

3. 단기 목표 설정하기

우리 부부는 인생의 새로운 길에 들어섰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제일 중요한 건 해외에 나가있는 남편(해외 주재원)의 급여 및 처우를 제대로 알고, 논의하고 떠나야 했던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에 따라오는 급여 인상이나 수당, 처우 등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쌓을지도 부부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었고요. 

 

저희는 크게 데이터화할 수 있는 정량적 목표와 해외 살이에 대한 의미를 거둘 수 있는 정성적 목표, 이 두 가지를 정했습니다.

  • 정량적 목표: 단기간의 도달할 수 있는 경제적 목표 (예시. 상반기까지 얼마 저축하기)  
  • 정성적 목표: 부부 각자의 자기계발이나 정신적 성장, 지식 확장 등을 위한 목표 (예시. 매일 어떤 공부하기, 자격증 따기 등)

 

4.  부부는 한 팀!

항상 붙어 있는 부부는 서로의 곁을 떠나 각자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주재원의 삶은 정말 빡세더군요.

 

아무리 주재원의 급여, 처우가 좋아졌다한들... 배달의 민족 없잖아요. 싱싱한 해산물도 못 먹잖아요. 말도 잘 안 통하고, 병원비도 비싸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디 기대고 싶을 때 기댈 수 있는 물리적인 어깨가 없습니다.

 

한국에 남아있는 저에게도 이제는 매일 밤 잠들기 전까지 재잘거릴 수 있는 애인이 없고, 꽉 닫힌 뚜껑 열어줄 손도 없고, 재밌게 해주는 친구가 없습니다. 

 

남편은 업무 때문에 너무나 바빠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저도 외로운 감정을 느낄 새 없도록 참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순항 중입니다. 연초라서 할 것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고, 계획도 이것저것 세워서 해보고 있어요. 

 

우리 부부가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지내면서 미래 희망적인 마음을 품고 도약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믿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뻘짓거리 안 하고 할거 제대로 하면서 우리의 목표를 우선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

 

신뢰가 답인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겪어보니, 정말 부부는 한 팀이더라고요. 몸이 떨어져 있어도 팀워크가 좋은 커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기혼자인데 아직 해외주재원을 고민하고 있거나 혹시 예정되어 있다면, 배우자와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게 일단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미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부부들에게도 많은 지혜와 꿀팁 얻어서 세세하게 상상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