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재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 때가 있었습니다. 20대, 30대 초반만 해도 해외 주재원이라는 직급은 괜히 로망인 듯 로망 아닌 로망 같은 존재였어요.
저는 20대 중반에 해외에서 2년 넘게 거주하면서 해외에서의 삶도 꽤 재밌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한국에서 살기로 다짐하고 한국에서 열심히 또 살아왔습니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더니, 이놈의 남편이, 제 배우자가 해외주재원이 되었습니다. 물론 남편의 회사에서도 무지막지하게 '너, 나가!' 하는 식의 통보는 아니었어요.
해외에 새로 법인을 설립하는 초반의 중요 과정에서 남편에게 짧게는 4개월, 길게는 2-3년까지 제안을 했습니다. 회사로부터 받은 제안들을 저에게 모조리 공유하면서 우리 부부는 엄청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점점 둘의 생각을 한데 모으는 과정을 반복했고 그 내용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배우자와 상황 및 목표 공유하기
해외 주재원이 되는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며칠 뒤 당장 파견 나가!'라는 식의 통보는 없을 겁니다. 보통 몇 개월 전에 사내에서 조짐이 보이기도 하고, 해외 주재원 파견이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회사라면 '아, 다음 차례는 나겠구나...' 정도의 눈치는 챌 수 있습니다. 우리 경우를 예시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적어볼게요.
회사 분위기 파악
제 남편의 경우엔 한 달 뒤에 떠나야 하는 급한 경우긴 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 해외 주재원을 보낼 예정이라는 공지가 있었고, 제 남편은 회사의 픽을 당했습니다. 남편은 이전부터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있었던 터라 후보자로 픽을 당했을 때 엄청 당황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부부의 목표 공유(또는 설정)
비교적 안전한 대한민국을 떠나 친인척도 없는 타지에서 산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부간 서로 떨어져 살건지, 배우자 동반으로 함께 떠날 건지 등 깊은 대화를 나눠야겠죠.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 포기할 수 없는 것들, 앞으로의 방향 등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오해를 쌓지 말고, 배우자를 존중하면서 가장 최상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중요한 때이니까요.
그리고 이미 남편이 주재원 이야기를 저에게 꺼냈다는 건 남편 역시 주재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기에 저에게 이야기를 꺼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남편의 개인적인 명예욕이나 회사에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지 최대한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저 역시 그 과정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 부부의 단기적인 목표만 보고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주재원 처우 및 복지 제안
보통 해외 주재원은 한국 거주 근로자보다는 안전수당, 해외파견수당 등 다른 조건들이 붙어서 소득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기혼자,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엔 이 해외 파견 문제는 소득 상향을 떠나서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한 사항이 될 수 있죠. 그래서 주재원 처우 관련해서는 사측과 근로자(예비 주재원) 간 정확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미 전통적으로, 규모 있게 파견하는 회사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사칙으로 적용될 수 되지만, 분위기상 근로자가 더 갑인 상황이라면 복지 차원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사항을 요목조목 제시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 남편의 경우에도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신혼부부를 생이별시키는 회사를 상대로 특수한 경우인 만큼 주재원 처우를 더 요구하기도 했고, 부분적으로 수긍된 점도 있었습니다.
결론
저는 위에 적은 이 모든 상황들을 남편이 저에게 자세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그래야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부부간 정말 중요한 '감정'적인 문제도 덜 만들면서 닥친 고민거리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수 있더라고요.
물론 서로 감정적으로 서운한 부분도 생길 수 있고, 경제적인 플로우도 다시 잡아야 하고, 여러 가지 복잡 미묘한 감정과 생각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머리를 맞대로 최대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도합해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남겨진 저는 홀로 지내는 연습을 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어요!
앞으로 포스팅에서는 한국에 남아서 혼자 생활해야 하는 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남겨볼게요. 나중에는 롱디를 하고 있는 부부가 겪는 문제들도 포스팅 내용으로 다룰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해외로 배우자를 보낸 분들, 한국에 배우자를 두고 열일하러 간 분들! 모두모두 별 탈 없이 건강한 2025년 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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